회사 떠나는 '고졸신화' 한샘맨의 당부 | |||
---|---|---|---|
등록일 | 2022-04-26 | 조회수 | 12624 |
회사 떠나는 '고졸신화' 한샘맨의 당부 김홍광 한샘 생활환경기술연구소장 입사 30년만에 이사대우 승진…"노하우 풀어낼 곳 없어 아쉬워" "한샘의 책임과 위치도 생각해야" 최대주주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충고 김홍광 한샘 생활환경기술연구소장(상무). 회사를 떠난다. 김홍광 한샘 생활환경기술연구소 소장 얘기다. 군대를 제대하고 개업한 서점이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에게 여자친구가 우연히 구해온 한샘 입사지원서를 내밀었다. 그와 한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입사동기 9명이 안양공장으로 출근했다. 공장 내 품질관리원으로 발령 받았다. 김 소장은 "알고보니 고졸이면서도 태도조차 불량해서 며칠 다니다 그만두겠거니 하고 방치한 곳이 출고제품 검사소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버려진 패로 취급받다보니 품질관리검사원이라는 업무에 대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혼자 내버려두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구부품을 분해도 해보고, 재조립도 해보면서 일에 더 재미를 붙이게 됐다. 선배들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가구의 자재와 공법개발, 생산, 품질관리, 인증 등 제품에 대한 모든 것을 파고들다보니 어느새 전문가가 돼 있었다. 최양하 전 회장(1994~2019년까지 한샘 대표이사)이 유달리 기억에 남았다. 자신의 자질을 알아보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상사였다. "최 전 회장이 업무의 자율성을 보장해줬고, 일도 참 많이 했다. 다양한 제품의 개발, 품질과 디자인의 향상, 전산시스템까지 손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기억했다. 덕분에 직장생활 30년 만인 2013년에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 ‘고졸신화’를 썼다. 2016년 말에는 ‘대우’를 떼고 이사가 됐고, 지난해 상무로 승진했다. 김 소장은 퇴임 후에도 1년 동안 한샘 고문으로 남는다. 40년을 못채워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근무연수보다 더 이상 자신의 역량을 쏟아낼 곳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한샘에서 배우고 익혔던 수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더 이상 풀어낼 곳이 없어졌다는 씁쓸함이 묻어난다. 지난해 최대주주가 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남겨진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대주주에 대해서는 "매출과 순익에 기여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미래에 대한 가치, 한샘의 위치와 책임, 이미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컨설팅 전문가들이라 단점을 찾는데는 익숙하지만 장기적 과제에 대한 혜안은 부족해 보인다"고도 했다. 40년 한샘맨이 최대주주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조언이다. 후배들에게는 "무엇이든 배우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자세로 일하다 보면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생긴다. 애사심도 키워보라"고 당부했다.
|